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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Abroad/세 번째 회고록, 미국과 멕시코

Day 3(2), 미국 USA_로스앤젤러스_할리우드 거리, 할리우드 사인

2022.01.15

나를 포함해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는 대부분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다. 할리우드에 특별한 놀이동산이 있다거나, 유명한 사건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직 영화를 만드는 할리우드가 있음에 사람들은 몰려든다. 어릴 적 가봤던 밀랍인형 박물관이나 기네스북 박물관 등 여러 흥미거리들이 있지만 그래도 가장 멋있는 것은 할리우드 거리 바닥에 있는 수많은 연예인들의 손자국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손바닥 하나만을 보기 위해서 이곳을 방문하기도 한다. 나는 오전에 가족들과 인사를 마치고 할리우드 거리로 향해서 친구들을 만났다. 온갖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과 호객 행위를 하는 장사꾼들이 우리들을 격렬하게 맞이해줬다.


4. 할리우드 거리

날씨가 많이 더운 편은 아니었지만 곧 비가 올 것 같은 날씨가 유지되면서 후덥찌근 했다. 나는 주변 박물관들도 대부분 다녀왔었고 바닥에 있는 손바닥만 몇 명 좋아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었기에 할리우드 거리가 질리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주변 대부분이 맛있는 식당이었고, 여러 분장을 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구경하는 관광객들의 활기로 온 거리가 가득 차 있었다.

 

할리우드를 걸어다니는 관광객들과 바닥에 나열된 연예인들의 손바닥

나는 옛날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유명한 할리우드 하얀색 간판을 보고 싶었기에 친구들과 다 같이 할리우드 거리에서 우버를 타고 바로 이동했다. 할리우드 사인은 잘 보이도록 작은 산 위에 올려다 놓았는데 그래서 우리는 당연히 그 산을 올라가기 위해서 우버에서 내려서도 약 이십 분 정도 걸어야만 했다.

 

올라프와 스파이더맨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도 걸어다니는 할리우드 거리


5. 할리우드 사인

대략 이십 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니 체감상으로는 거의 간판 바로 아래였다. 그래도 작아 보이긴 하지만 간판 하나 뒤에 관리하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 있다고 하니, 집을 가릴 정도면 대략 아파트 육층 정도 되는 알파벳 아홉 개가 나열돼있는 것이다. 저런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바라보는 간판을 관리하는 직업은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세상에 많은 직업들이 있다고 하지만 이런 직업들은 정말 고독하고 오래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올라갔던 간판 바로 아래에서 촬영한 할리우드 간판 사진

올라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팟들이 많은데 관리된 장소가 아니라 말 그대로 산이기 때문에 예쁜 구두나 스티커즈를 신고 무작정 모래 언덕 위로 올라가다가 넘어지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우리는 조심해서 올라가서 다 같이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고 내려갈 준비를 했다.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한두 방울씩 내려서 우리는 우버를 급하게 불렀지만 너무 산 위에 올라와있어서 우버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내려가서 우버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베버리 힐즈로 가기러 했다. 다행히 비가 그쳐서 우리는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산 중턱까지 내려왔다.

 

구경 후에 천천히 내려오다 산 중턱 집 앞에서 바라본 할리우드 사인
산 위에서 바라본 LA 시내 풍경과 CITY of LA가 적혀있는 하수구 뚜껑

한국에서 라라랜드 영화를 보고 왔는데 그 배경이 되는 LA를 여행하고 걷다 보면 그 영화에 정말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된다. 사람이 정말 많지만 너무 넓은 도시여서 조용한 장소들도 많고, 현지인들은 관광객들을 신경 쓰지 않으며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북적임 속에서 고독함을 느낄 수 있는 도시여서 나는 이곳이 라라랜드에 정말 어울리는 도시가 아닌가 생각된다.